본문 바로가기
환경안전

폭발위험지역 구분도 계산하는 방법

by 인사이트세이프관리자 2025. 3. 15.
반응형

가연성 물질(가스, 증기, 분진 등)을 다루는 현장에서는 폭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폭발위험지역(Hazardous Area)을 체계적으로 구분(Zone 분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IEC(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 표준이나 유럽의 ATEX 지침, 국내의 KOSHA 코드 등을 활용해 “어떤 지역이 얼마나 자주·오랫동안 폭발성 대기가 형성되는지”를 확인하고, 그 위험도를 반영한 안전설계가 이뤄진다. 폭발위험지역의 정확한 분류는 단순히 감각적 판단이 아니라 물질 특성, 누출 빈도, 환기 조건 등을 수치화해 계산·평가하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는 이를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폭발위험지역 계산(평가) 방식, 관련 요소, 그리고 구체적인 실무 절차를 정리해 보겠다.

 


폭발위험지역 산정의 기본 개념

위험삼각형(가연성 물질 + 산소 + 점화원)

폭발위험지역을 분류하려면 먼저 폭발의 3요소인 가연성 물질, 산소, 점화원이 동시에 존재할 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

  1. 가연성 물질: 다양한 형태(가스·증기·분진 등)와 인화점, 발화온도를 갖는다.
  2. 산소: 대기 중 산소 농도가 폭발성 혼합물을 형성할 정도로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3. 점화원: 전기 스파크, 마찰 열, 정전기, 고온 표면, 담뱃불 등

이 중 가장 통제하기 쉬운 대상은 보통 “점화원”이나 “가연성 물질의 누출 경로”이다. 따라서 폭발위험지역을 설정할 때는 가연성 물질이 누출될 가능성과 양, 그리고 이를 희석하거나 제거하는 환기 상태가 큰 영향을 끼친다.

IEC 60079-10 시리즈

가장 널리 알려진 국제 표준은 IEC 60079-10-1(가연성 가스/증기) 및 IEC 60079-10-2(가연성 분진)이다. 이를 통해 가연성 물질이 존재할 수 있는 지역을 Zone 0, Zone 1, Zone 2(가스·증기), Zone 20, Zone 21, Zone 22(분진)로 분류한다. 단순히 “자주 가스가 새면 Zone 0”처럼 단순화하는 것이 아니라, 누출원(Source), 환기(통풍) 수준, 누출 빈도 등 다양한 요소를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폭발위험지역 평가를 위한 주요 요소

1) 물질 특성

가연성 가스인지 분진인지에 따라 계산 절차가 조금씩 달라진다. 추가로 각 물질의 폭발 하한계(LEL: Lower Explosive Limit), 폭발 상한계(UEL), 발화온도, 밀도, 점도 등을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로판(Propane)은 상대적으로 밀도가 공기보다 크므로 바닥이나 낮은 지점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고, 수소(Hydrogen)는 가볍기 때문에 상부에 집적된다. 분진의 경우 입자 크기, 축적 성향 등이 계산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2) 누출원(Release Source)

가연성 물질이 누출될 수 있는 장소와 그 빈도를 Release Source로 정의한다. 예를 들어,

  • 정상 동작 중에도 상시 누출이 예상되는 밸브나 이음부
  • 유지보수 시 일시적으로 누출될 가능성이 있는 플랜지
  • 설비 이상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절대 누출되지 않는 파이프라인 내부

이들은 IEC 표준에서 Release Rate(누출량)와 Release Frequency(누출 빈도)에 따라 분류된다. 누출원은 점검구, 샘플링 포트, 배출구(벤트), 펌프/콤프레서 씰 등에서 발견될 수 있다.

3) 환기(통풍) 조건

누출된 가연성 물질이 빠르게 희석되면 폭발 가능성이 낮아진다. 환기 조건은 자연 환기 또는 기계 환기에 따라 달라지며, 다음 요소를 고려한다.

  • 환기량(m³/h)
  • 환기 효율(공기 흐름 방향, 와류, 사각지대 등)
  • 옥내인지 옥외인지(옥외는 자연 환기가 상대적으로 좋음)

예컨대 동일한 누출원이 있더라도 밀폐된 실내인 경우에는 가연성 농도가 쉽게 축적되어 위험도가 높아지지만, 개방된 옥외라면 농도가 빠르게 희석되어 위험구역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

4) 누출 지속시간과 빈도

각각의 누출원이 1년에 몇 시간, 혹은 몇 분 정도 작동(누출)되는가에 따라 Zone 분류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누출 빈도가 1년 중 대부분 시간(수백~수천 시간)에 달한다면 Zone 0 또는 Zone 20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고, 설비 이상 시에만 누출될 정도라면 Zone 2 또는 Zone 22 정도로 한정될 수 있다.


폭발위험지역 계산(평가) 절차 개요

폭발위험지역을 체계적으로 산정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절차를 따른다.

  1. 데이터 수집
    • 가연성 물질의 특성(LEL, 밀도, 발화온도, 폭발압력 등)
    • 설비 레이아웃, 배관도, 밸브·플랜지·씰 위치
    • 환기 방식(자연 환기/기계 환기), 설계 환기량, 건물 형태
  2. 누출 시나리오 정의
    • 정상동작 시 상시 누출원(A등급), 가끔 누출(B), 드물게 누출(C) 등 누출원 종류에 따른 구분
    • 각 누출원마다 누출 빈도(회/년), 누출량(kg/s 또는 m³/s), 누출 지속시간(s) 설정
  3. 누출량 계산
    • 배관 압력, 온도, 구멍 크기(또는 밸브 CV 값) 등을 활용해 누출량 추정
    • 예: 오리피스 방정식, PV=nRT 근사, 분진 이동량 등
  4. 가연성 물질의 확산 및 농도 분포 추정
    • 환기 정도(공기유량, 풍속, 기체 밀도 등)를 고려해 공간상에 어느 정도 농도가 축적될지 모델링
    • 복잡한 경우, CFD(Computational Fluid Dynamics) 시뮬레이션을 활용하기도 함
  5. Zone 범위 결정
    • 누출 지점 주변에서 LEL(폭발 하한계)에 도달할 수 있는 반경(또는 부피)을 결정
    • 환기 효과로 농도가 희석되어 폭발 농도 범위를 벗어나는 지점까지를 위험구역으로 설정
    • 누출 빈도 및 지속시간을 토대로 Zone 0, 1, 2(또는 Zone 20, 21, 22) 판단
  6. 분류 결과 문서화
    • P&ID(Process & Instrumentation Diagram)나 공장 배치도에 Zone 분류를 도식화
    • 해당 구역에 필요한 방폭 등급(EPL, 장비 보호방식 Ex d, Ex e, Ex i 등) 명시

IEC 60079-10-1 예시 공식

IEC 60079-10-1은 가연성 가스/증기를 대상으로 위험 지역을 정량화하는 기법을 제시한다. 표준에서는 누출원 A, B, C에 따라 누출률(Release Rate, Q)와 환기량(V)으로부터 폭발성 혼합물의 부피를 추정하는 공식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Q = C × A × (P / 1.01325) × (1 / √(T / 273.15))
  • Q: 가연성 물질 누출률 (m³/s)
  • C: 누출 계수 (밸브, 플랜지 유형에 따라 달라지는 값)
  • A: 누출 단면적 (m²)
  • P: 압력 (bar)
  • T: 절대 온도 (K, 즉 섭씨온도 + 273.15)

이후 환기량(V, m³/s)와 Q값을 대입해 LEL 도달 농도를 계산하고, 위험구역 반경(r)을 구한다. (표준에서 상세한 환산 계수와 단계별 계산 방법을 제시함)

이 과정을 간단히 요약하면,

  1. 누출률 Q 추정
  2. 환기량 V 고려
  3. Q/V가 임계값 이상이면 폭발성 농도 형성 → 거리에 따른 농도 분포로 Zone 범위 결정

분진의 경우(IEC 60079-10-2)도 유사한 방식이나, 입자 농도, 침적 성향, 분진의 부유 성질 등을 추가적으로 고려한다.


구체적인 계산 예시

가상의 시나리오를 통해 Zone 분류를 해보자.

  1. 물질: 프로판(Propane, C3H8), LEL 약 2.1 vol%
  2. 압력: 5 bar, 온도 25℃
  3. 누출원: 정상동작 시 매시간 1~2회 누출 가능(예: 잦은 샘플링 포트)
  4. 누출 단면적: 1 mm 구멍 가정 → A = 7.85×10^-7 m²
  5. 누출량 계산: 오리피스 공식 사용 시 Q ≈ 0.002 m³/s(가정치)
  6. 환기: 실내 기계 배기, 환기량 0.5 m³/s(= 1800 m³/h)
  7. 농도 분포:
    • 누출원 주변 1m 범위에서 프로판 농도가 약 4~5 vol%까지 형성될 수 있음(LEL 상회)
    • 2m 이상 떨어질 경우 농도 1 vol% 미만으로 희석

위 데이터로 보면, “평상시에도 (잦은) 누출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Zone 1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계 배기를 상시 가동해 농도를 낮추므로 Zone 0 수준까지 가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구역을 Zone 1로 지정하고, 반경 2m 내를 위험구역으로 설정할 수 있다. 만약 환기량이 충분치 않거나 누출 빈도가 훨씬 높으면, Zone 0에 해당할 수도 있다.


실무 적용에서 자주 하는 질문

1) 옥외 설치인데도 Zone 2로 분류해야 하나?

옥외면 자연 환기가 좋아 위험 범위를 줄일 수 있지만, 누출 빈도와 양이 크다면 여전히 Zone 2(혹은 Zone 1)로 구분해야 한다. 옥외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지대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

2) 분진의 농도는 어떻게 계산하나?

가연성 분진은 입자 크기, 공정 장비의 회전·교반 속도, 집진 장치 성능 등에 따라 부유 농도가 크게 달라진다. IEC 60079-10-2에서는 분진 클라우드 형성 가능성과 축적(퇴적) 상태를 모두 고려해 Zone 20, 21, 22를 설정하도록 안내한다.

3) 계산된 위험구역 반경이 애매하게 커서 공정 설계를 변경해야 할 때도 있나?

그렇다. 특히 배관을 재배치하거나 환기 설비를 증설해 위험구역 범위를 축소하는 경우가 많다. 방폭등급이 높은 기기를 대거 설치하는 대신, 누출 줄이기(Seal 강화) 또는 환기 개선으로 위험구역을 줄이는 것이 비용 효율적일 수 있다.

4) 중대재해처벌법 등 국내 법적 요구사항에서 계산에 대한 근거 자료를 제출해야 하나?

네.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과한다. 공정안전보고서(PSM)나 위험성평가 보고서 등에서 폭발위험지역 계산 근거를 제시해 “합리적인 안전 조치”를 했음을 입증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화학물질관리법 등도 마찬가지로 위험 지역 설정을 의무화하고 있다.


참고 사항 및 실무 팁

  • IEC 표준 문서 숙지: IEC 60079-10 시리즈는 방폭 지역 분류를 체계적으로 다루므로, 프로젝트별 요구사항(예: 가스 vs 분진)에 맞춰 해당 표준을 세심히 읽어야 한다.
  • 배관도·P&ID 최신화: 누출원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정확한 계산이 어렵다. 설계 변경이나 라인 추가 시 배관도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 CFD(전산유체역학) 시뮬레이션: 단순 공식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복잡 지형(예: 좁은 공간 여러 군데, 다단 환기장치)이라면 전문 소프트웨어(CFD)를 통해 실제 농도 분포를 해석해 본다.
  • 정전기 등 다른 위험 요인도 병행 검토: 폭발위험지역 분류는 주로 가연성 물질 농도에 초점을 맞추지만, 분진 폭발에서는 정전기 방전도 중요한 점화원이 된다. 접지, 제전기 설치 등을 통해 위험을 낮춘다.
  • 정기 재평가: 장비 노후화, 생산량 증가, 물질 변경 등으로 누출 양상이나 환기 여건이 바뀔 수 있다. 연 1회나 정기 보수 시점에 Zone 분류를 재확인하는 것이 안전관리의 핵심이다.

폭발위험지역 계산은 “누출원과 환기 조건”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누출량(Q)이 크고, 빈도(F)가 잦으며, 환기량(V)이 부족하면 Zone 0 또는 Zone 1(분진은 Zone 20/21)에 해당해 높은 수준의 방폭 요구사항을 적용해야 한다. 반면 누출이 드물고(예: 설비 이상 시에만), 환기가 좋아 가연성 농도가 쉽게 희석되는 환경이라면 Zone 2(또는 Zone 22)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IEC 60079-10 시리즈나 KOSHA 코드 등에서 제시하는 공식을 활용하고, 실무 환경에 맞게 해석·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위험지역 계산은 곧 효율적인 방폭 설계의 시작점이다. 법적 규제 측면(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에서도 꼼꼼한 위험 지역 평가와 서류화가 강조되고 있으므로, 공정안전관리에 있어 반드시 숙지해야 할 핵심 과정으로 인식하면 좋겠다.

반응형